가게 안의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는지 체크리스트로 쉽게 파악해보세요.
체크리스트는 ‘공간 접근성’, ‘정보 접근성’, ‘마음 접근성’에 따라 나뉩니다.
내가 속한 가게의 공간·정보·마음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을 확인해보세요.
01. 공간 접근성
공간 접근성을 위해서는 휠체어 경사로, 핸드레일 외에도 성중립 화장실 등을 갖추는 방법이 있습니다. 시설 관련 부분은 점주의 의지만으로 쉽게 개선·해결하기 힘들어 휠체어 진입 가능을 최소한의 물리적 조건으로 삼았습니다.
엘리베이터
가게가 1층이 아니라 2층 이상이거나, 지하에 있다면 휠체어나 유아차가 진입하기 힘듭니다. 엘리베이터가 있고, 그곳에 이르기까지 또 다른 턱은 없는지 확인해보세요.
주차 가능
가게에 주차 공간이 있는지 확인해 주세요. 휠체어 이용자, 유아차 이용자 등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주차 공간은 가게 방문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공간학교WWA의 제안
휠체어 이용자나 시각장애인 등은 자신이 가고자 하는 가게에 들어서기까지 길위에서 수많은 문턱을 만나야 합니다. 접근성이 보장되지 못한 길 때문에 이들은 자가용이나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한번 이동하려면 많은 짐이 필요한 아이 동반 양육자의 경우도 유아차뿐 아니라 유아차도 싣고 갈 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한 관계로 주차장 유무는 가게 접근성에서 큰 변수로 작용합니다. 주차장도 넓을수록 좋습니다. 휠체어 이용자의 경우, 차에서 휠체어로 갈아타는 공간, 혹은 휠체어를 탄 채 안정된 경사로를 타고 내려오는 공간이 충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유아차 이용자의 경우 역시, 아이를 차에서 안전히 내리고, 또 가게 이용 후 다시 태우려면 양육자가 차문을 활짝 열어 두 사람분의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합니다. 주차장이 확보되어 있다면, 적극적으로 표시해주세요. 안전을 위해 따로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유아차 전용 주차구역이 마련되어 있다면 더 없이 좋겠지요.
장애인 화장실
휠체어 이용자가 진입 가능하고 그 안에서 볼일을 보는 데 문제가 없다면 우리는 이를 장애인 화장실이라 부르기로 하였어요. 휠체어를 탄 채 문을 여닫고, 화장실 안에서 방향을 틀 수 있는지도 살펴보세요.
공간학교WWA의 제안
장애인 화장실은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로 대규모 가게에 대해 규격에 맞게 설치할 의무가 있습니다. 차별없는가게가 제안하는 장애인 화장실은, 그러한 의무가 없는 소규모 가게에서도 개선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찾아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칸이 좁아 폭이 넓은 전동 휠체어의 경우 조금 불편할 수 있어요. 이동식 경사로를 놓아야 할 문턱이 있을 수도 있고요. 규격에 못 미치는 여러 상황 앞에 무턱대고 ‘장애인 화장실 있음’ 표시를 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상황을 점검하고 어느 정도 이용 가능하고 불가능한지 미리 알려줄 필요가 있어요. 예를 들어 폭이 법적 규격보다 조금 좁다면, 폭이 정확히 얼마인지를 가능한 한 자세한 정보를 명시해주세요. 그럼 본인의 휠체어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인지 판단할 수 있답니다. 동시에 근처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장애인 화장실 안내도 반드시 필요하고요. 이 외에도 기존 장애인 화장실과 다목적 화장실을 모두 합해 한 칸으로 통폐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목적 화장실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만, 이 경우 장애인 이용자가 가장 마지막 순서로 밀려날 수 있음을 유의해야겠습니다.
성중립 화장실
입구에 ‘남자 화장실’, ‘여자 화장실’ 등 특정 성을 표시하지 않는 누구든 단독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가정집 화장실처럼 변기와 세면대가 있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한 칸을 온전히 혼자 이용 가능한 화장실이에요.
공간학교WWA의 제안
모두를 차별하지 않는 화장실을 상상해보세요. 성중립 화장실이란 입구에 ‘남자 화장실’, ‘여자 화장실’ 등 특정 성을 표시하지 않은 화장실을 의미합니다. ‘성중립’은 단순히 ‘남녀 공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남녀 공용 화장실’은 단지 공간상의 문제로 성별 구분을 못 하고 어중간하게 합쳐놓은 형태죠. ‘모두를 위한 성중립 화장실’은 명칭 그대로 모든 사람들이 성별, 장애, 동반자 유무 등에 따른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화장실을 말합니다. 집에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사용하는 화장실에 편의시설이 더 추가되어 있는 형태를 떠올려보시면 비슷할 거예요. 성중립화장실을 조성하기 위한 방법에는 한 가지 정답만 있지 않습니다. 여러 조건을 고려해 다양하게 시도할 수 있습니다. 가게의 화장실이 원래 한 칸짜리 남녀공용 형태였다면, 입구에 ‘성중립 화장실 스티커’를 붙여보세요. 스티커를 붙이는 것만으로도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곳이 안전한 공간이 됩니다. 화장실 내부에도 성별, 장애 특성에 맞게 편의시설을 동등하게 갖춰놓는다면 더욱 좋겠죠. 만약 남자, 여자로 구분된 화장실이었다면 남녀 구분 표시를 없애고 ‘다목적 화장실’로 표기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반 변기와 세면대 외에 기저귀 교환대, 아동용 변기 등을 설치한 것으로, ‘가족 화장실’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기존 남녀 성별 분리 화장실은 이런 시설이 유독 ‘여성 화장실’에만 있어, 아이의 용변처리를 여성 양육자가 전담할 수밖에 없고, 아이와 함께 외출하는 남성 양육자의 불편 또한 컸습니다. 아동용 변기와 기저귀 교환대는 갓난아이와 어린이도 안전히 볼일을 보도록 마련된 것으로, 비장애인 성인 중심 화장실에서 편의를 개선한 장점이 있습니다. 가게 안에 다목적 화장실이나 가족 화장실을 둔다면, 남녀노소 구분 없이 아이와 어른이 필요에 따라 차별 없이 안전히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될 수 있겠죠.
턱 없는 입구
가게 입구에 턱이 없나요? 턱이 없다면 경사로(슬로프)를 설치할 필요 없이 휠체어, 유아차 등이 손쉽게 진입할 수 있습니다.
공간학교WWA의 제안
휠체어가 자유롭게 드나드는 공간을 상상합니다. 가게 입구에 낮은 턱이 있다면? 입구의 턱이 2cm 이하라면 경사로 없이도 입구를 넘어 들어갈 수 있어요. 턱이 4~5cm라면 휠체어 뒷바퀴로 후진하여 넘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해요. 가게 입구가 자동문이 아니라면? 휠체어 이용자가 문을 열 수 있는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는지 확인해보세요. 문 뒤 공간도 확보되어야 하고, 문 옆에도 공간이 추가로 확보되어야 해요. 문의 폭은 최소 75cm, 되도록 90cm는 되어야 다양한 종류의 휠체어가 진입할 수 있어요. 가게 안에 또 문이 있다면? 입구를 지나 가게 안이나 화장실로 가는 데 문이 있다면 휠체어가 쉽게 진입할 수 있는지, 문을 열고 방향을 틀 공간이 충분히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정문이 아닌 다른 진입로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가게 정문에 턱이 높고, 경사로 설치가 도저히 불가능할 경우, 마지막 수단으로 후문이나 다른 출입로가 있는지 확인해보세요. 다른 출입로에 고정식/이동식 경사로를 설치하거나, 턱이 낮다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들어갈 수 있어요.
이동식 경사로
이동식 경사로는 임시로 경사면을 설치할 수 있는 구조물이에요. 손님이 요청할 때 잠시 입구에 설치했다가 사용하지 않을 때 가게 한쪽에 보관합니다. 번번이 요청하는 과정을 거쳐야 해고,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아 휠체어 이용자에게 불편할 수 있어요. 불가피한 경우에만 사용해주세요.
공간학교WWA의 제안
휠체어가 자유롭게 드나드는 공간을 상상합니다. 이동식 경사로는 임시로 경사면을 설치할 수 있는 구조물을 말해요. 다양한 소재와 형태가 있는데, 두 가지를 소개해볼게요. 첫 번째는 딱딱한 판으로 되어 있는 ‘보드 타입’. 차별없는가게는 휴대성과 내구성이 좋은 ‘던로프’(https://www.dunlop-care.com) 제품을 사용했어요. 총 길이가 85cm부터 2m가 넘는 경사로까지 다양한 제품이 있는데, 유효너비는 72cm이고, 반으로 접을 수 있어서 휴대하기가 편합니다. 두 번째는 ‘경량 스펀지형’이에요. 합성소재인 EVA 소재이고, 높이 조절이 가능해요. 무게가 가벼워서 휠체어 이용자들이 직접 휴대하기도 합니다. 휠체어의 너비를 고려해서 두 세트를 적당한 너비로 설치하면 되는데요, 차별없는가게는 ‘MLP(Make Level Paths)’에서 제작한 제품을 사용했어요. 이동식 경사로는 어떤 경우에 설치하나요? 첫 번째 경우, 가게와 맞닿아 있는 도로의 폭이 좁아 경사로를 고정했을 때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철거될 수 있다면, 이동식 경사로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두 번째 경우, 입구의 턱 외에도 건물 내부에 턱이 있거나, 건물 앞 보행자 도로가 좁아 보행자 도로의 턱까지 해결해야 한다면, 고정식 경사로와 이동식 경사로를 함께 사용합니다. 이동식 경사로는 필요할 때마다 점주가 경사로를 설치해야 해서 휠체어 이용자에게 불편할 수 있어요. 그러니 고정식 경사로 설치를 우선 고려해주세요. 이동식 경사로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사용할 것을 권합니다.
* 입구에만 턱이 없고, 가게 내부에 계단과 턱이 많다면 곤란해요. 휠체어 이용자가 내부 역시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게 접근성을 갖춰야겠지요. 가게의 가구를 놓을 때 휠체어 이용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고려해보세요. 테이블 높이는 70cm에서 90cm가 적당합니다. 휠체어 일부가 테이블 아래 진입할 수 있게 적당히 빈 공간이 보장되어야 해요. 테이블과 의자는 붙박이가 아니라 필요할 때 자리를 옮길 수 있는 편이 좋아요. 테이블 간격이 적당히 떨어져 있어야 휠체어가 쉽게 진입하고 이동할 수 있어요. 주문을 받는 ‘바’의 높이도 고려해보세요. 바의 높이가 성인 보행자 기준이면 휠체어 이용자는 물론 아이들도 이용하기 쉽지 않아요. 가게 입구부터 주문하는 곳까지 오는 길에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해보세요. 화장실에 가는 길이나 주문하는 곳까지 휠체어 사용자가 예상치 못한 턱 등이 있을 수 있어요. 이 부분을 미리 확인하고, 휠체어 사용자가 방문하면 상세하게 안내를 부탁드려요.
고정식 경사로
만약 가게 입구에 턱이 있다면 경사로를 설치해보세요. 고정식 경사로는 인도나 도로를 침범하지 않는지, 건물주나 건물의 다른 거주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지 확인이 필요해요. 한 번 설치하면 따로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고정식이라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공간학교WWA의 제안
휠체어가 자유롭게 드나드는 공간을 상상해보세요. 턱이 있는 입구에 고정식 경사로를 설치하는 방법을 안내할게요. 입구의 턱이 두 계단 정도로 2cm보다 높고 30cm보다 낮다면, 고정식 경사로를 설치해보세요. 고정식 경사로는 건물 입구와 연결되는 지면에 고정하여 설치된 경사로를 말합니다. 즉,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게 아니라 항상 그 자리에 튼튼하게 설치해 두는 것이죠. 10cm 이하의 턱이라면 시중의 차량진입판 제품을 이용하는 것도 좋아요. ‘카업’이라고 불리는 차량진입판은 비교적 가볍고 단단한 소재로 온라인 마켓에서 쉽게 찾을 수 있어요. 다양한 높이와 너비의 제품을 용도에 맞게 구입하면 됩니다. 단, 반드시 바닥에 완전히 고정해야 안전합니다. 그런데 경사로가 도로를 점유하는 면적이 상당해요. 관공서나 큰 규모의 사업장이 아니라면, 1/12 비율의 경사로 설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요. 그래서 다이애나랩은 지금까지 1/8 비율의 경사로라도 설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경우에 따라 1/4 비율의 가파른 경사로도 ‘없는 것보다 나은’ 경우에는 설치를 권해요. 만약 턱이 계단 네 개 정도로 높다면, 경사로의 길이가 꽤 길어야 해요. 경사로가 길면 쉬어가는 플랫폼(참)을 추가해야 하고, ㄷ자로 돌아 들어가는 형태 등 건축적인 접근이 필요해요. 이 경우 건축가나 해당 전문가와 협업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 입구에만 턱이 없고, 가게 내부에 계단과 턱이 많다면 곤란해요. 휠체어 이용자가 내부 역시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게 접근성을 갖춰야겠지요. 가게의 가구를 놓을 때 휠체어 이용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고려해보세요. 테이블 높이는 70cm에서 90cm가 적당합니다. 휠체어 일부가 테이블 아래 진입할 수 있게 적당히 빈 공간이 보장되어야 해요. 테이블과 의자는 붙박이가 아니라 필요할 때 자리를 옮길 수 있는 편이 좋아요. 테이블 간격이 적당히 떨어져 있어야 휠체어가 쉽게 진입하고 이동할 수 있어요. 주문을 받는 ‘바’의 높이도 고려해보세요. 바의 높이가 성인 보행자 기준이면 휠체어 이용자는 물론 아이들도 이용하기 쉽지 않아요. 가게 입구부터 주문하는 곳까지 오는 길에 장애물이 없는지 확인해보세요. 화장실에 가는 길이나 주문하는 곳까지 휠체어 사용자가 예상치 못한 턱 등이 있을 수 있어요. 이 부분을 미리 확인하고, 휠체어 사용자가 방문하면 상세하게 안내를 부탁드려요.
공간학교WWA의 제안
엘리베이터가 있는 공간은 휠체어나 유아차가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 표시는 바퀴로 이동하는 모든 이들에게 반가운 기호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가게가 1층에 있지 않다면, 엘리베이터나 리프트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가 있는 입지 공간은 그만큼 임차 비용이 많이 들 수 있고, 새로 설치를 결심하더라고 건물 주인의 동의를 받고 공사를 진행하기까지는 실제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엘리베이터 접근성은 이처럼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조건이라, 작은 가게는 해당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은 어렵더라도 나중에 이사할 때 휠체어 접근성을 고려해 입지를 선정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공간 내 휠체어 접근성을 위해서는 엘리베이터나 턱 없는 입구의 필요성을 늘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